De la vitesse a l`ivresse

A : B : B를 위하여

Pyeong_il 2017. 9. 23. 17:55

 

나는 몇 가지의 변명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묻기를 바랐다. ‘바랐다.’기 보다는, 당연히 물을 것이라 의심치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왜 그랬어, 라든지 혹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같은.

 

그러면 나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아니,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말야-’ 하고 운을 떼며 준비한 변명이 모두 소진되어 버릴 때까지 거듭하며 b의 기분이 점차 나아지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게 b의 배가 나로 인하여 부르게 되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

 

그러나 b는 너무도 괜찮았다.

 

그러니까, 내게 어떠한 변명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준비한 것들은 아무도 먹지 않았고, 곧 차게 식은 이후에는 누구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 때 나는 b를 위해 애써 차렸던 밥상을 외면 받는다고 하여도 이보다 비참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때였을 것이다.

 

b도 나도 서로에게

조금 멀어져야겠다고 생각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