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Mind If I Look At You

평일의 언어 0006

Pyeong_il 2017. 4. 8. 23:52

 

 

아주 잡스러운,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의미모를 외국어, 이상하게도 나를 자꾸 황홀경에 버리는 것은 그것이었다.

 

일생에 들었으면 수억 번을 넘게도 들었을 엄마의 목소리도 나를 울리진 않는데, 참 이상하지.

 

 

나는 노트북 위에 버려졌다.

 

글자를 써대면서도 글자에게서 외면 받았어.

 

그렇게 생각했다.

 

언젠가는 사랑에 빠져있다고 착각할 적도 있었건만, 부질없네.

 

나는 사랑을 그렇게 생각했다.

 

질없다고, 정말로.

 

 

마음이 쓰라린 건 왜일까, 의미모를 외국어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건 왜일까, 수억 번을 넘게 들은 엄마 목소리를 들어도 울지 않는 건 왜일까, 글자들이 나를 외면하는 건 왜일까, 의문이 투성이들, 나는 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좋은, 아주 좋은, 아주 아주 좋은, 사랑과, 맛있는, 아주 맛있는, 아주 아주 맛있는 음식과, 사랑하는, 아주 사랑하는, 아주 아주 사랑하는 당신은 정말로 똑같아.

 

 

내가 모조리 먹어치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