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엄마는 비가 온다며 내게 우산을 챙겨 가라고 했으나
짐을 늘이기 싫어 나는 그냥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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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엔 자주는 아니었지만 종종 갔었다.
그 옆의 남영역을 좀 더 자주 갔었다.
예전에 그럴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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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같이 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동네에서 반 쯤은 상주하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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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간에 오늘은
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리는 타이포 잔치라는 전시에 가기 위하여 길을 나섰다.
전시는 내가 본 것 중에선 중간 정도.
규모가 컸지만 탐구하고 싶은 작품은 따로 없었다. (개인 취향이므로)
그러나 설치 / 체험 전시 위주였기 때문에
즐겁게 관람.
아,
새로 산 카메라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니.
샀고, 그러나 아직 손에 익히는 중이다.
전에 쓰던 게 너무나도 컴팩트 했기 때문에 아직 나는 조금 그래.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고요해서,
나는 어디에서 소음이 오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어영부영 전시를 끝마치고
버스를 타서 남영역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갔더니 동네에 많은 것들이 생겨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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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역 부근에 열정도라는 곳이 있는데
정말 그 밖으로는 번화가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동네 같지만
속으로 들어오면 참 독특하게도 되어있다.
예전에도 간 적이 있는 두유 음료와 디저트 가게, 두화당.
대체로 간이 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다.
목련 에이드와 코코넛이 들어간 두유와 디저트 두 종류.
나와서 한 두더지 게임은
1등은 나고 2등은 혜지 언니.
8백 점 대에 머무른 것이 아쉽다.
마지막으로는 기름집이라는 술집으로 향해 맥주 한 잔씩,
저번에 파티에서 만났던 사람과 함께,
그 곳에는 아홉 살의 대구라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너무도 착하고 얌전해서 예뻐 죽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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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쯤 밖에 걸친 테이블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방울이 떨어졌으나
시원하기만 했을 뿐
엄마의 걱정이 따듯해서 나는 비를 맞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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