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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잘 어울리는 곡, 평일 관람권 첫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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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부터 부슬 부슬 비가 조금씩 내렸다,
나쁘지 않은 선선함에 몸을 조금 떨었다만, 아주 춥지는 않았기 때문에 팔을 쓸며 걸음을 옮겼다.
행선지는 정해져 있었으니 걷기만 하면 도달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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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자주 마시니까, 카페를 자주 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어디 어디에 뭐가 있대, 라는 말을 듣는다면 - 뭐를 위해 어디를 가지는 않지만, 어디에 간 김에 뭐를 가는 것 정도는 하는 편이다.
그래서 성수에 간 김에 양면성에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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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달리 서늘한 온도가 당시 시각이 매우 이르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는데,
분명 내가 집을 나온 것이 열두시가 다 되어서였음에도
나는 꼭 아침같아서
모닝 커피를 즐기자, 하는 마음으로 양면성에 들어섰다.
말 그대로 정말 친절한 곳.
엊그제 받아온 세가지 작은 책, 그 중에서 은희경 것은 은희경 것 같고
내가 만났던 은희경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고- 다시 생각해도 엄청난 영광이며
글은 너무 좋아서 너무 너무 좋아서 읽기만 해도 울컥 차오르는 몽글한 마음.
멋진 공간이다, 그래서 그보다 더 멋진 것을 바라지 않았는데 나는
그보다 더 좋은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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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니까 하는 말이지만,
커피와 담배가 이렇게나 찰떡 궁합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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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니까 하는 말이지만,
어차피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거든, 사람들은 긴 것을 싫어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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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니까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런 속내를 가끔 보이곤 한다.
골목의 어느 아파트는 참 오래도 되었는데, 오래 되지 않아 보이려고 애를 쓰다 만 느낌이 들어 앤틱했다.
그리고 성수동에는 항상 안전 가옥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행선지란 매번 비슷했다.
빗줄기가 거세질 줄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회용 작은 우산이 버거워지나 싶었건만
어차피 나는 모자를 써서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것을.
길 가다 만난 빈티지 가게는 온갖 예쁜 식기가 가득해서 뭐 하나 살까 했지만 나에게로 온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못 하게 될까봐
나는 선뜻 집지 못한다.
아, 어쩌면 오늘의 하이라이트, 다시 없을 (아니다.) 마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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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이라는 음식이 대중적이지는 않으므로 먹자는 사람도 없었고 그렇다고 나도 선뜻 도전하기엔 애매모호한 구석이 있는 음식이었는데
향신료를 사랑해 마지않는다면 괜찮을거야~ 하는 생각으로 과감히 도전하였다.
그런데!
마라탕, 너무도 익숙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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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에서, 주구장창 국수만 먹었을 때, 그 국수와 너무도 닮았다.
국물의 색부터 들어가는 재료들까지
아무리봐도 중국의 '사차면'!
아무래도 샤먼과 구랑위가 중국인들의 관광지다보니 중국 현지 음식만 대체로 널린 편이었는데
덕분에 커피다운 커피는 구경조차 못했지만 대신에 사차면을 먹으며 맛있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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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마라탕과 친구 뻘 되는 음식인 줄 알았으면 나는
사차면을 다시 먹기 위하여 중국 갈 생각을 하기 전에 한 번 이라도 더 마라탕을 먹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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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앞으로 비만 오면 생각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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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냠냠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한다.
아니, 정말로 조금, 이야기 보다는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홍시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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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조금 더운 것 같아서 어제와는 사뭇 다른 날씨인 것으로 보인다.
나는 명절이지만 명절 같지 않아서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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